훈민정음 초성 체계의 배열 순서
훈민정음의 초성 체계에서 자음의 배열 순서는 현대적인 자음 순서와 다릅니다. 특히 'ㄷ', 'ㅌ', 'ㄴ' 순서로 배열된 점은 훈민정음의 음운론적 특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음운 체계와 자음의 분류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훈민정음 초성 체계의 특징
훈민정음해례본에서는 초성을 성음(聲音)에 따라 배열하였습니다. 자음은 기본적으로 발음 기관과 발음 방법에 따라 분류되었고, 그 순서도 현대적인 가나다순과 다릅니다.
1. 발음 기관에 따른 분류
초성은 발음 기관을 기준으로 다섯 가지로 나누어졌습니다.
아설순치후(牙舌脣齒喉)
각각 아음(ㄱ, ㅋ), 설음(ㄷ, ㅌ, ㄴ), 순음(ㅂ, ㅍ, ㅁ), 치음(ㅈ, ㅊ, ㅅ), 후음(ㅇ, ㅎ)입니다.
2. 설음의 배열(舌音)
'ㄷ'과 'ㅌ'은 파열음(터지는 소리)입니다.
'ㄴ'은 비음(콧소리)으로, 파열음보다 덜 강한 소리입니다.
따라서 훈민정음에서는 소리의 강약과 성질에 따라 강한 소리(ㄷ, ㅌ)가 먼저 오고, 약한 소리(ㄴ)가 뒤에 배치되었습니다.
현대 자음 순서와의 차이점
현대 국어의 자음 배열은 발음의 강약보다는 발음 위치와 학습의 편의성에 따라 배열되었습니다.
현대적 순서: 'ㄴ' → 'ㄷ' → 'ㅌ'
'ㄴ'이 더 기본적이고 쉬운 소리로 간주되어 앞에 배치되었습니다.
훈민정음 순서: 'ㄷ' → 'ㅌ' → 'ㄴ'
소리의 강약과 음운 체계를 더 중시했습니다.
훈민정음 설음 배열의 의미
훈민정음의 설음 배열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당시 음운 체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발음 기관과 소리의 강약을 중심으로 배열한 점에서 훈민정음의 음운론적 깊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ㄷ, ㅌ, ㄴ' 순서는 당시 음운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배열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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